나영석 PD가 만든 여행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위쪽)와 신원호 PD가 연출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높은 시청률에 그치지 않고 대중문화의 유행 흐름까지 바꿔놓았다. 두 프로그램은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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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나영석 vs ‘응답하라’ 신원호
KBS 27기 공채 PD 출신·CJ E&M행 닮은꼴
나영석 PD, 여행 소재 프로그램 연출 독보적
신원호 PD, ‘응답하라’시리즈로 시청률 킬러
우열을 가리기가 참으로 어렵다.
CJ E&M 나영석(39) PD와 신원호(40) PD는 톱스타 못지않게 자신의 이름 세 글자로 대중의 관심을 모으며 대중문화의 흐름까지 바꿔놓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손을 거치면 ‘일단 절반은 성공’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아직까지는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두 사람의 ‘배신’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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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는 같다!
두 사람은 2001년 KBS 27기 공채 PD로 함께 입사해 예능국 조연출 생활을 보냈다. 이후 이명한 등 선배 PD들의 틈새에서 연출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후 나영석 PD는 2TV ‘1박2일’, 신원호 PD는 2TV ‘남자의 자격’ 등을 거치며 예능프로그램 연출자로서 재능을 키웠다.
2011년 신 PD가 CJ E&M으로 이적하면서 이들의 방향은 엇갈리는 듯했다. 하지만 2년 뒤 나 PD도 동기를 뒤따랐다.
이처럼 두 사람의 ‘인생 1막’은 비슷한 길이었다.
● 가지는 다르다!
CJ행은 결국 자신들의 최고의 히트작을 낳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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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는 ‘1박2일’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행 소재의 프로그램 연출자로는 최고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CJ 이적 후 첫 작품인 2013년 ‘꽃보다 할배’의 성공에 ‘역시 나영석’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까지 시리즈로 정착시켰으며, ‘삼시세끼’는 ‘1박2일’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신선함을 줬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셈이다.
● 경쟁도 하지만, 도울 땐 돕고!
나영석 PD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고, 잘 하는 여행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신원호 PD는 드라마 연출자로서 고군분투하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연출력과 캐스팅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하는 두 사람 가운데 시청률면에서는 신 PD가 알토란 같은 성적을 거뒀다. ‘응답하라 1997’은 1%로 시작해 7%로 끝났고, ‘응답하라 1994’는 11.9%로 케이블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수치는 ‘응답하라 1988’이 12.2%로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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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로 다른 무대이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개척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