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硏 ‘기술이전 전담조직’ 주목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 주변에서 자율주행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 앞에 서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도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기술들은 전담 조직(TLO)을 통해 기업에 이전돼 사업화에 활용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치호 단장
TLO는 25개 출연연에 각각 설치돼 있다. 연구자들이 개발한 기술을 사업으로 연계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다. ‘구슬(개발된 기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사업화 성공) 보배’라는 속담을 실천하는 것이다. 창조경제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TLO는 창조경제의 숨은 주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 단장은 KIST의 기술 이전 실적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캡슐형 대장 내시경’을 꼽았다. 긴 관을 삽입할 필요 없이 작은 캡슐 크기의 기계를 몸 안에 넣으면 외부에서 자동으로 조종할 수 있는 내시경 기술이다.
○ 이스라엘의 ‘예다’처럼 돼야
최 단장은 한국의 TLO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사업화 전문기관인 예다(YEDA)를 닮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약 1조 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와이즈만 연구소의 자회사인 예다는 1959년 설립돼 2011년까지 총 1700여 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76개의 기업을 분사했으며, 2011년 기준으로 약 150억 달러(약 17조3000억 원)의 파생수익을 기록했다. 기술의 사업화는 예다가 책임지고 연구소와 연구자들에게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 단장은 “한국의 TLO가 예다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지나친 압박이 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TLO가 출연연의 한 부서로 남아 있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최 단장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