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수영장 등 시설개선 공사… “사전협의 없는 공사로 생계 막막” 상가 업주들 항의집회 열기로
13일 대구 북구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 1층 상가에 보수 공사로 인한 영업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1층 상가에 들어서자 ‘생존권 무시하는 공사 보상하라’ ‘30억대 시설공사 상가지원 0원’ ‘상가보호법 무시한 시설공사 비용 정부가 감사하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한 상가 주인은 “공기업이 운영한다고 해서 믿었는데 날벼락을 맞았다. 하루 벌어서 생계를 이어 왔는데 공사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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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들로 구성된 상가번영회는 임차료 및 관리비 면제와 재입찰 시 우선권 배정 등 휴관에 따른 영업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는 메르스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연말 공사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더욱 크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센터 측이 지난달에 보수 공사 실시를 통보하면서 상가들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센터 측은 공사를 이유로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영업만 허용하고 주말(토, 일요일)에는 문을 닫도록 했다. 업주들은 일주일 중 가장 매출이 높은 주말 장사를 포기하고 평일에만 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난방과 식수도 점포별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고 전기 공급도 공사로 인해 수시로 끊어질 수 있다. 주차장 폐쇄에 따른 대체공간도 마련되지 않아 단골손님마저 잃게 생겼다는 게 상가번영회의 주장이다.
구상원 상가번영회 총무는 “도시공사가 공사 피해로 인한 보상은커녕 전기와 수도 및 가스요금을 계속 징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사 기간도 처음에 100일이라고 했다가 상가에서 반발하니까 70일로 단축했기 때문에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며 걱정했다.
대구도시공사는 센터 준공 이후 12년이 지났고 보수가 필요하다는 정밀 안전 진단에 따라 공사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피해 보상의 법적 근거가 없고 특혜 논란 등으로 상가번영회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상가 업주가 계약 해지를 원하면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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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문을 연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는 총면적 1만5900여 m²에 5층 규모다. 같은 해 8월 열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 선수들의 건강 및 체육 편의시설로 활용된 뒤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하지만 매년 적자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7년부터 매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