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참가 희망하는 외국 연주가도 가려 뽑아요” 10월 파리 가을 축제 초청 받아 이틀동안 주요 작품 당당히 선봬 5일 박정규 생황 협주곡 亞 초연
작곡가 진은숙은 ‘아르스 노바’의 운영 경비 일부를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상임작곡가 진은숙(54)은 2006년부터 10년째 시향 내 정기공연인 ‘아르스 노바(새로운 예술)’를 이끌어 오고 있다. 아르스 노바는 현대 클래식음악의 대표작이나 신작을 들려주는 공연이다.
지난달 31일 서울시향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젠 서울시향의 명성만큼 아르스 노바도 해외 현대음악 작곡가나 연주가에게 잘 알려져 들이는 비용에 비해 한국 클래식의 수준을 알리는 데 큰 효과가 있다”며 “세계, 아시아, 국내 초연 작 등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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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베를린 필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공동 위촉을 해서 아시아 초연 권리를 받는 방식이었는데, ‘터톤’은 우리 주도로 위촉하고 노르웨이 방송교향악단,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대만 국립교향악단 등이 따라와 우리가 세계 초연 권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5일 공연에선 서울시향 작곡 마스터클래스 출신인 박정규 작곡가의 생황 협주곡 ‘into…’가 아시아 초연된다. 지난달 열린 제44회 파리 가을 축제에서 세계 초연됐다.
이번 파리 가을 축제는 유명 예술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초상 프로그램’에 진은숙을 초청했다. 비(非)서구 예술가로선 처음이었다. 지난달 9, 10일 라디오프랑스홀 등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이 연주됐고 27일 파리필하모니홀에서 또 한 번 연주회가 열린다.
그는 5일 아르스 노바 공연을 보지 못하고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비운다.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5일 그의 오케스트라 작품인 ‘마네킹’을 미국 초연하는 걸 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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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작곡 중인 작품은 내년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에 올릴 ‘오라토리오’다. 현재 그는 2020년까지 작곡 위촉을 받았다.
서울시향 전용홀 건립의 필요성이나 한국 음악계 풍토의 개선점 등을 힘줘 말하던 그에게 인터뷰 말미에 아들 얘기를 꺼냈더니 ‘중2병’에 걸렸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다혈질인 세계적 작곡가도 아들 앞에선 한없이 약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