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전력보강은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아마추어 드래프트, 트레이드, 프리에이전트 영입이다. 메이저리그는 구조 자체가 ‘감독의 야구’가 아닌 ‘단장의 야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뉴욕 메츠를 시즌 전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디펜딩 지구 챔프 워싱턴이 지구 우승 후보였다. 기존의 막강 선발진에다가 오프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수 맥스 셔저를 2억1000만 달러에 영입한 터라 역대 최강의 마운드로 꼽혔다. 최근 3년 사이 두 차례나 지구우승을 차지해 공격, 수비 흠잡을 데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메츠가 예상을 깨고 지구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사실 메츠는 프레드 윌폰 구단주가 버나드 매도프(구속)의 폰지 사기극에 휘말리며 7억 달러를 날려 투자여력이 없었다. ‘베이스볼 아키텍처’로 불리는 샌디 앨더슨을 2010년 신인 단장으로 영입한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앨더슨 단장은 메츠의 팀 연봉을 1억 달러 이하로 줄이는데 주력했다. 올해 9966만3329달러로 전체 20위다. 2012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너클볼러 R A 디키를 토론토에 트레이드한 배경도 연봉삭감이 열쇠였다. 디키를 트레이드하고 받은 선수가 160km(100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은 우완 노아 신더가드와 결정적인 홈런을 때리고 있는 포수 트래비스 노아 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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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의 드래프트 성공과 비교되는 게 바로 LA 다저스다. 다저스의 투수 드래프트는 최근 10년 완전히 실패했다. 현 선발진 가운데 드래프트를 통해 마운드의 한 축을 이룬 투수는 좌완 클레이튼 커쇼 뿐이다. 다저스는 2006년 텍사스 A&M 대학에 가기로 예정돼 있던 커쇼를 1라운드 7번으로 지명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혔다. 그 밖의 선발투수들은 류현진을 비롯해 모두 FA 계약과 트레이드다. 메이저리그의 어떤 팀도 돈만으로 전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없다.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Money can’t buy pennant)‘는 격언이 있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캔자스시티의 주축 선수도 트래프트를 통한 로컬 선수들이다. 드래프트 실패가 결국 다저스의 장기 청사진을 그리는 데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