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오전 10시경 강원 강릉시의 한 결혼식장에서 신부 A 씨(41)가 사라졌다. 결혼식을 3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신랑 B 씨(40)와 가족들이 찾아 나섰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A 씨는 나타나지 않았고 B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는 1200만 원 상당의 예물과 결혼식 비용 1800만 원, B 씨 계좌에 있던 돈 등 816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챙겨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예비부부는 올 1~9월 경남 거제시에서 동거한 사이였다. A 씨가 쌍둥이를 임신해 결혼을 약속했고, 6월에는 서울서 양가 부모의 상견례까지 했다.
그러나 A 씨에 관한 모든 것은 가짜였다. 쌍둥이 임신 초음파 사진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것이었고, 상견례를 한 부모는 대역 아르바이트였다. 명문여대를 졸업한 32살의 교사 출신, 부산 모 호텔 사장의 딸이라는 얘기는 물론 그녀의 이름도 모두 거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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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인모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