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8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주말 내내 서점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수상 발표 이후부터 11일 오전까지 판매량이 수상 전 1개월 간 팔린 양보다 7배가량 늘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1쇄 2000부가 11일 모두 소진됐다.
●노벨문학상 특수는?
문학시장이 쇠퇴하면서 노벨문학상 수상 후 해당 작가의 작품 판매가 증가하는 ‘노벨문학상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한숨이 출판계에서 나온다. 하지만 ‘노벨 특수’는 여전히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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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는 8일 대표작 ‘전쟁…’을 출간해 출판계에서는 “문학동네가 연타석 홈런을 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모디아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도 그의 작품을 국내에 가장 많이 내놓은 출판사가 문학동네였다.
●한국인이 사랑한 노벨문학상 작가는?
노벨문학상 효과는 수상자에 따라 지속 여부가 달라진다. 수상 이후 대표작 외에 다른 작품까지 찾는 독자가 늘면서 인기가 이어지는 작가가 있는 반면 일부는 ‘반짝 인기’에 그치기도 한다.
2000~2014년 수상자 주요 작품의 누적판매량에서는 2006년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디아노(2014년),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년)의 순이었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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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제목도 중요하다. 사랑, 가족 등 보편적 주제가 좋다. 문학동네 이현자 편집부장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정치적 색깔이 강하면 국내 독자들이 꺼린다”고 했다.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목이 쉬운 데다 내용 역시 딸에게 집착하는 엄마를 다뤘다. 반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페루 군부를 비꼬는 블랙유머식 소설이라 ‘읽어도 와 닿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북미-유럽-남미-아프리카 작가 순으로 노벨문학상 특수에 영향을 미쳐왔다는 분석이다. 민음사 손미선 해외문학팀장은 “독자 입장에서 동유럽 시인이나 아프리카 소설가는 멀게 느껴져 노벨상을 타도 선뜻 책을 사기 쉽지 않다”며 “무라키미 하루키가 타야 폭발력이 가장 클 것”이라고 했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