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기적’을 중국 창사에서 만들 수 있을까.
한국 남자농구가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에서 난적 이란과 1일 맞붙는다. 이란의 FIBA 랭킹은 17위로 대회 참가 16개국 가운데 중국(14위)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최근 4차례 아시아선수권에서 3번이나 우승하며 사실상 아시아 최강의 전력이다.
한국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결승에서 센터 하메드 하다디(218cm)가 버틴 이란을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쿼터 종료 1분전까지 70-75로 뒤졌지만 양동근(34·모비스)의 3점포와 김종규(24·LG)의 골밑 득점에 이은 자유투로 기적 같은 역전에 성공했다.
물론 상황은 어렵다.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주역 12명 가운데 절반이 바뀌었다. 김주성(36·동부)과 문태종(40·오리온) 등이 대표팀에서 은퇴한데다 오세근(28·KGC)과 김선형(27·SK) 등은 스포츠도박 혐의로 전력에서 빠졌다. 주장을 맡고 있는 가드 양동근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양동근은 이번 대회 효율성(공격 각 부문의 수치와 정확도, 실책 등을 종합한 지수)에서 경기 당 평균 22.8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박건연 MBC 해설위원은 “인천 때와 비교해 전력은 80% 정도다. 당시에는 김주성이 끌고 양동근이 밀었다면 이번에는 양동근이 이런 역할을 다 해야 돼 부담이 클 것이다. 투혼을 믿을 수밖에 없다. 이란을 꺾으면 남자농구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