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訪美 첫날, 숙소앞 흑인-히스패닉 수백명 찬송가 부르며 美방문 환영… “멀리서라도 영접하게 돼 행복”
교황이 탄 차는 방탄 기능을 갖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경호차량들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SCV 1’이라고 쓰인 번호판만이 ‘바티칸 1호차’임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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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딸 등 가족 모두가 왔다는 글로리아 씨(여·53)에게 ‘교황에게 무엇을 바라느냐’고 묻자 “교황은 우리에게 가족과 평화 등 모든 것을 가르쳐 줬다”면서 “그저 그를 멀리서라도 영접하게 된 것이 행복할 뿐”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자들을 인솔해 나온 라파엘 바르비에리 신부(34)는 “교황이 24일 의회 연설 뒤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 가서 이민자, 노숙인, 장애인 등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이번 미국 방문 일정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일로 모든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황은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뒤 의원들과 점심을 하지 않고 거리의 노숙인들과 식사를 할 예정이다.
올해 103세 된 앨리스 할머니는 “교황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 환영하러 나왔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마중을 나온 미국인들이 교황에게 바라는 것은 ‘변화’였다. 레베카 씨는 “세상은 아직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한다. 중요한 이슈마다 자신의 의견을 밝혀 온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기대된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생인 다니엘라 양(14)은 “교황이 미국에서 18차례 연설을 한다는데 사랑의 가치를 전해줬으면 한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낙태에 대해 경고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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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