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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횡성 애물단지 ‘드라마 토지 세트장’ 추억속으로…

입력 | 2015-09-23 03:00:00

23일까지 가설건축물 철거 마무리
가족호텔 등 테마랜드 조성사업
우여곡절 끝에 11년만에 없던일로




22일 강원 횡성군 우천면 두곡리 드라마 ‘토지’ 세트장에서 불법건축물에 대한 강제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 토지 세트장은 테마랜드 조성 사업이 중단되면서 애물단지 신세였다. 횡성군 제공

강원 횡성군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드라마 토지 세트장’ 철거가 시작됐다. 횡성군은 22일 우천면 두곡리 일대 27필지 20만여 m²에서 행정대집행을 통해 비닐하우스 2동과 가설건축물 94동에 대한 철거를 실시했다.

23일 철거가 마무리되면 민간자본 등 980억 원을 들여 세트장과 가족호텔, 식물원, 연수원 등을 갖추려던 테마랜드 조성사업은 11년 만에 완전 종료된다.

이날 철거 작업에는 공무원과 경찰, 소방 전기 의료 수도 분야 전문가 등 150여 명과 지게차 덤프트럭, 포클레인, 크레인 등 21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단일 사업으로는 강원도 역대 최대 규모의 행정대집행으로 꼽힌다. 철거 예산만 3억 원으로 이는 업체에 청구될 예정이다.

이번 행정대집행이 이뤄지기까지 횡성군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횡성군과 A 업체는 2004년 업무협약을 통해 토지 세트장을 만들고 이후에는 관광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횡성군은 부지 28만4000m²를 모두 매입해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 업체에 되팔기로 했다. 그러나 사유지 2필지 1만m²가량을 사들이지 못했고 2005년 공유재산관리법 개정으로 수의계약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해당 부지를 A 업체에 넘기는 데 차질이 생겼다.

군은 ‘군 공유재산관리조례’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감사원이 이 조례가 상위법인 공유재산관리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후 A 업체는 2007년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2008년 11월 A 업체가 23억5400여만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를 결정했다. 그러나 A 업체는 당초 계약한 부지 일부 누락, 기반시설 조성 불성실 이행 등을 이유로 화해 권고에 불응했고 횡성군은 이에 맞서 2011년 11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횡성군은 A 업체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고 본 반면 A 업체는 횡성군이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결국 지난해 횡성군이 제기한 계약해지 소송에서 법원이 횡성군의 손을 들어주면서 건물 철거와 변상금 부과 등이 결정됐다. A 업체는 6월 횡성군을 상대로 위약금 5억 원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8월 기각됐고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덕 군의원은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떠나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컸던 테마랜드 조성 사업이 이런 식으로 마무리돼 아쉬움이 크다”며 “조속히 이 부지에 대한 새로운 개발계획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