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참여와 소통 강조한 프로그램 쏟아지는데…
SBS ‘18초’에 출연한 UCC 제작자 ‘월급도둑’(오른쪽)의 다섯 번째 동영상 ‘찬열아, 사랑해’에서 영상 속 인물들이 엑소의 공연 동영상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하지만 참여와 소통으로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이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잘못된 참여로 삐걱거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18초’는 그룹 엑소 멤버 찬열, 씨스타의 소유, 가수 김종민, 손수제작물(UCC) 제작자 ‘월급도둑’ 등 8명의 출연자가 나와 12시간 동안 편수 제약 없이 ‘18초 길이의’ 동영상을 만들어 조회수 경쟁을 벌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시청자가 가장 좋아하는 동영상을 가장 많이 조회할 것이라고 봤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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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른 출연자들이 올린 동영상 중에선 조회수 1만 건 이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非)찬열’ 동영상으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것은 김종민의 동영상이었으나 이 역시 찬열이 자신의 음악 스튜디오에 나오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 ‘월급도둑’의 동영상 중 최다 조회수를 올린 것도 찬열의 우승을 기원하는 ‘찬열아, 사랑해’였다. ‘18초’ 제작진은 “제한된 시간 안에 경쟁을 벌이다 보니 많은 팬을 가진 출연자가 유리했던 게 사실”이라며 “(방송에는) 결과보다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드러난 감동적 모습을 집중적으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 방송분에서 나온 시청자 댓글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악플도 적지 않다. MBC 화면 캡처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이런 대중의 무분별한 쏠림 현상이나 악플 달기로 인한 파행은 지상파가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포맷을 끌어오면서 댓글이나 참여 문화의 문제점 역시 고스란히 따라오기 때문”이라며 “시청자 참여에 따른 파급력이 큰 프로일수록 이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필터나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