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업체의 4단계 전략 ① 시장 공동진출 등 새 가치 제공 ② 통합-일괄주문으로 효과적 통제 ③ 새 업체를 경쟁자로 불러들이기 ④ 주문취소-계약해지 등 강경책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공급자가 납품 가격을 내려 경쟁 업체들을 고사시키거나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로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낸 특정 공급 업체가 독점적 지위를 얻는 경우도 있다. 또 공급 물량보다 수요가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공급자의 교섭력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일단 공급자와 구매자 간 힘겨루기에서 열세에 놓인 구매 기업들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HBR Korea) 최신호(7, 8월 합본호)에는 구매자가 강한 공급 업체와의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4단계 전략이 제시됐다.
구매 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급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규 시장 진출 시 공급 업체에 동반 진출 기회를 제공하거나 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 업체의 사업 위험을 줄여 주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다. 매년 음료 캔 공급 업체의 납품 가격 인상 압박을 받던 미국의 한 음료회사가 새로운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공급 업체의 캔을 사용하기로 하고 공급가를 10% 낮춘 것이 좋은 예다.
두 번째로 구매 방식을 바꾸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개별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던 구매 주문을 전사적으로 통합하거나 품목별, 지역별로 일괄 주문을 하면 협상력이 높아져 공급 업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량 주문을 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과거 유럽지역의 은행 4곳은 현금자동인출기 부품과 유지 보수 서비스 구매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통합 구매를 진행하면서 비용을 25%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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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았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전략이 바로 ‘강경책’이다. 구매 주문 취소, 기존 공급자와의 계약 해지, 소송을 통한 위협 등이 강경책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정책은 공급 업체의 반발이나 거래 관계 청산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구매 업체는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조직과 협력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보는 시각 등을 갖춰야 한다. 기업 전체의 상황을 조망하며 시장 환경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까다로운 공급 업체와의 협상에서도 큰 성과를 볼 수 있다.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