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표준시 30분 늦춰 15일 시행”… 남북교류 혼란 예상 “광복 70주년 맞아 일제 청산”, ‘평양시간’ 명명… 정통성 과시 포석
15일부터는 한국이 오후 4시면 북한은 오후 3시 반이 되는 것. 표준시에서도 남북이 분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북한의 표준시 변경을 두고 전문가들은 집권 4년 차를 맞은 김정은 정권의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숨어 있다고 봤다. 김정일이 주체연호를 만든 것처럼 김정은도 ‘평양시간’을 새로 만들어 정권의 정통성과 주체성을 주민들에게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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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분쟁을 벌이던 네팔이 인도의 속국이 아니라며 1956년 인도보다 15분 빠르게 표준시를 조정한 사례도 떠올리게 한다. 북한이 광복 70주년에 맞춰 한국보다 먼저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섰음을 선전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표준시는 일본 중심을 지나는 경도 135도를 기준으로 한다. 1908년 대한제국은 처음으로 표준시를 도입하면서 한반도 중심을 지나는 경도 127.5도를 기준으로 했다. 지금보다 30분 늦었던 것. 강제병합 뒤인 1912년부터 일본 표준시가 도입됐다. 1954년 일제 청산을 위해 표준시를 30분 늦췄지만 1961년 박정희 정부가 다시 일본 기준으로 돌렸다. 한일 간 시간이 다르면 양국에 주둔하는 미군 작전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정부는 1993년 표준시 조정을 검토했다가 현행 유지로 결론을 내렸다. 국회에서는 탈북민 중 첫 국회의원인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2013년),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2008년), 조순형 새천년민주당 의원(2000년) 등이 표준시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묻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북한의 표준시 변경에 대해 “개성공단 출입 등 남북 교류에 지장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남북 통합, 동질성 회복 등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금융, 항공(관제) 등 여러 경우에서 비용이 발생해 기회비용 측면에서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간 시차가 난 적이 처음은 아니다. 표준시를 1시간 앞당기는 일광절약시간(서머타임)제가 서울 올림픽을 전후한 1987, 88년에 실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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