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SK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의윤은 4번타자로 중용되고 있다. LG에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새로운 시작으로 설레는 마음이 더 강하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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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뛴 LG 떠날땐 섭섭했지만
SK 이적후 4번타순서 3할5푼
“SK 가을야구에 꼭 보탬 되겠다”
SK 내부에서 정의윤(29·사진)을 두고 “바깥에서 보던 것보다 더 타격 매커니즘이 좋은 타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나 더, ‘우리가 알던 정의윤’과 달라진 점은 편안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표정이다. 정의윤은 “하루에 4타석을 들어서는 것 자체가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그저 ‘어떻게 야구를 잘할 수 있을까’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릿속이 단순해지니 야구도 풀리고 있다.
● “‘탈G 효과’라는 말 듣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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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1년을 뛴 팀이었다. 어쩐지 거기서 버림 받은 느낌이 있었다.” 10년 넘게 자신을 품어준 LG에 대한 예의, 그토록 사랑했던 LG를 타의에 의해서 떠나야 하는 서글픔이 겹치니 마냥 기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복잡한 감정은 7월 31일∼8월 2일 LG와의 3연전에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팀 동료, 코치님들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무언가가 내 안에서 끓어올랐다. 31일 연타석 삼진을 먹은 것도 감정조절이 안 돼서”라고 웃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임한 1∼2일 6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정의윤은 “잠실 가서 LG랑 하면 또 기분이 어떨까?”라고 웃었다.
● “4번타자? 긴장감 없다”
SK는 정의윤을 4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는데 6일까지 3연승으로 효과를 봤다. 정의윤이 4번타자로 기용되며 타순도 풀렸다. 박정권이 2번, 최정이 3번, 이재원이 5번에 들어가며 모두가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고 있다. 4번만 가면 박정권은 타율 2할, 최정은 0.182, 이재원은 0.222, 브라운은 0.254로 죽을 쒔는데 정의윤은 SK 이적 후 6일까지 4번타자에서 0.353(17타수6안타)이다. 타점이 6개, 4사구가 4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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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의 부담감도, SK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지금 정의윤에게는 대수롭지 않다. 가치를 인정받고, 꾸준히 기회를 얻는 환경에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자체로 정의윤은 행복해 보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