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제니시스’… 새로운 전설 시작되다
영화에는 시리즈 1, 2편의 주인공인 터미네이터 T-800이 두 대 출연한다.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과거로 보내진 T-800과 사라를 평생 보호해온 T-800이다. 관객들은 젊고 나쁜 슈워제네거와 늙고 착한 슈워제네거가 맞붙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올댓시네마 제공
제목의 ‘제니시스(Genisys)’는 기계 군단 ‘스카이넷’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영화의 주 배경은 1984년.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와 터미네이터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 2029년 미래에서 1984년으로 보내진 저항군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는 제니시스에 맞서 싸운다. 앞선 시리즈와 달라진 설정을 정리했다.
① 젊은 시절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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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사라 코너에겐 1, 2편과 전혀 다른 과거가 있다.
이번에도 사라는 폭탄과 총을 능숙히 다루며 2편과 비슷한 여전사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에선 없었던 새로운 과거가 소개된다. 사라가 아홉 살 무렵 부모를 터미네이터에게 잃었고, 그때 자신을 구해준 ‘늙은’ 터미네이터 T-800을 유일한 가족 삼아 미래를 대비하며 살아온 것으로 그려진다.
③ 시대를 앞당긴 이병헌의 T-1000
앞선 시리즈 중 1984년이 배경인 1편에는 T-800만 나오고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T-1000은 2편에서야 등장한다. 이번에는 1984년을 배경으로 두 터미네이터가 함께 나온다. 이병헌은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꾸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 1984년에 도착한 카일을 추격하는 T-1000을 연기했다. 이병헌의 T-1000은 사라와 T-800에 맞서 싸우며 전반부의 긴박감을 완성해 낸다. 이병헌은 진짜 기계로 착각할 만큼 차갑고 미끈한 눈빛과 표정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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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서 이미 존의 얼굴 아래 감춰진 기계 모습과 함께 그가 또 다른 터미네이터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존은 기억과 감정을 지니면서도 스카이넷에 세뇌된 나노입자의 T-3000 로봇으로 변한다. 존 역시 과거로 돌아가 부모인 카일과 사라가 제니시스를 파괴하려는 걸 막는 임무를 맡는다.
기존 영화를 뒤집은 여러 설정에도 불구하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1, 2편의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오마주로 가득하다. 특히 시리즈 그 자체인 슈워제네거는 딸과 투덕대는 ‘아버지 같은 기계’ T-800을 연기하며 때론 감동을, 때론 폭소를 자아낸다. T-800이 왜 사라의 어린 시절로 보내진 건지, 스카이넷이 어떻게 저항군에 침투해 존을 세뇌시킨 건지 등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 남아 다음 편을 기다리게 한다. 업그레이드된 그가 약속대로 돌아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