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6일자 온라인 기사에서 한국 메르스 사태는 ‘불운(unlucky)’과 ‘미흡한 대응’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메르스 대응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여러 가지가 얽힌 복합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네이처는 그 근거로 한국의 첫 감염자와 2013년 프랑스의 사례를 비교했다. 한국의 경우 첫 번째 감염자가 증상을 나타낸 5월 11일부터 확진 및 격리가 이루어진 20일까지 9일 동안 네 군데의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 결과 감염자 수가 늘어나면서 여러 명의 슈퍼 전파자가 생겼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아랍에미레이트(UAE)를 방문하고 돌아온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14일이 소요됐지만 다행히 한 군데 병원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한 명만 감염시킨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운이 없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부실대응 지적에 대해서는 초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지만 감염 위험군 추적과 검사는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초기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숨기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독일 본대학 메디컬센터 바이러스연구소장은 “한국 정부의 감염 위험군 추적과 검사는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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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동아사이언스기자 jxabb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