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군사훈련하는 美구축함 견제… 러 전투기 긴급발진해 일시 대치
최근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흑해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또 한 번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강한 러시아’를 내세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적 모험주의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BBC는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루마니아의 콘스탄차 항을 떠나 러시아 영해로 향하던 미국의 구축함 로스함을 향해 러시아군이 SU-24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 관계자는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미군의 명백한 영해 침입에 대해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전투기로 대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함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실시되는 북유럽 3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최근 러시아와 서방 국가는 군사훈련을 통해 힘 과시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첫 도발은 러시아가 했다. 올 3월 나토가 동유럽에서 3개월간 군사훈련을 실행한 데 맞서 푸틴 대통령은 같은 달 16일 전투태세를 명령했다. 당시 러시아는 병력 3만8000명과 군사장비 3300여 대를 동원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광고 로드중
나토의 대대적인 군사훈련에 맞서 러시아도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러시아 중부군 산하 방공부대는 지난달 25일부터 나흘간 항공기 250대와 병력 1만2000명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벌인다고 외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 관계가 팽팽해지면서 냉전 이후 유럽에서 심상찮은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