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하루 평균 2잔씩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커피는 김치를 제치고 주당 한국인이 가장 자주 먹는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커피시장도 8년 새 12%나 성장해 올해는 3조 규모를 내다보고 있을 정도여서 식음료 업계의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과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커피 시장에 국내 소비자의 수준은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한 조사 결과 한국인들의 커피를 즐기는 수준은 시장 성장을 저 만큼 앞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커피비평가협회(CCA)와 코카-콜라사의 캔 커피 브랜드 ‘조지아 커피’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소비자의 커피 향미 선호도 조사’를 벌었다. 이 결과 국내 소비자는 단순히 커피를 ‘맛’만으로 즐기던 차원을 넘어 커피 선진국처럼 ‘향’을 즐기는 새로운 커피 소비 트렌드를 주도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커피 향에 대해 남녀 모두 높은 인식을 보였다. 응답자 중 52.7%는 ‘은은한 커피 꽃 향’, ‘고소한 견과류 향’, ‘상큼한 과일 향’, ‘초콜릿 향’ 등 크게 4가지로 나눠지는 커피 향의 종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56.2%)의 경우 커피 향의 종류에 대한 인지가 남성(44.4%)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이 커피 향 문화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남성들은 초콜릿 향(34.4%)과 견과류 향(21.7%)의 선호 차이가 큰 반면, 여성들은 초콜릿 향(30.0%), 견과류 향(28.3%) 차이가 별로 나타나지 않아 단맛 못지않게 부드럽고 따듯한 향을 선호했다.
커피비평가협회 관계자는 “초콜릿 향이 나는 커피는 보통 최고급 커피를 의미하는데, 커피애호가라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향미다”라면서 “초콜릿 향과 견과류 향을 좋아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은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커피에서 단 맛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적정가격의 2.5배 넘는 금액 ‘커피 향’에 투자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커피를 즐기는 시간대는 ‘낮 12시~3시’(31.3%), ‘오전 9시~12시’(30.2%), ‘오후 3시~6시’(20.8%)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녀 간, 연령 간은 대조를 보여 남성은 ‘오전 9시~12시’(27.8%), 여성은 ‘낮 12시~3시’(33.8%)에, 통상 직장생활로 오전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한 30대(36.7%)와 40대(48.0%)는 오전 9~12시에, 사회 초년생이 많은 20대(34.5%)는 졸리기 쉬운 낮 12~3시에 가장 커피를 즐긴다고 응답했다.
#좋은 커피 향미, 재배부터 추출까지 전 과정 중요
국내 소비자의 커피 향미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원두 원산지 및 품종, 원두 가공법, 원두 블렌딩, 로스팅 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시간 중 커피 향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모두 다’라는 응답이 38.2%로 가장 높고, 두 번째로 23.5%가 ‘원두 블렌딩’을 꼽아 국내 소비자의 커피 향미에 대한 높은 인식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선호하는 향미로는 ‘마실 때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 넘김의 맛’(33.0%), ‘마시기 직전 진하게 다가오는 첫 향’(30.5%) 등을 꼽았다. 연령별로는 20대(36.2%)와 30대(30.7%)는 ‘마실 때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 넘김의 맛’을 꼽았지만, 40대(33.3%)는 ‘마시기 직전 진하게 다가오는 첫 향’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커피 향미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펼쳐 온 세계적인 커피석학 션 스테이만(Shawn Steiman) 박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좋은 커피 향을 위해서는 원두 원산지와 품종은 물론 가공, 블렌딩, 로스팅, 추출 등 커피 농장에서 컵까지 한 잔의 커피가 탄생하기 위해 모든 과정에서 최상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한국 소비자는 그 어떤 나라보다 좋은 향미 조건에 대한 인지는 물론, 좋은 커피 향을 추구하는 수준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6일간 코카-콜라사 기업 트위터 (twitter.com/cocacola_korea)를 통해 진행됐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