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미/아나이스 보르디에, 사만다 푸터먼 지음·정영수 옮김/368쪽·1만5000원·책담
아나이스와 사만다는 1987년 부산에서 태어나자마자 각각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으로 입양됐다. 2012년 겨울 집으로 돌아가던 아나이스는 지인에게서 한 장의 사진을 전송받았다. 자신과 똑 닮은 젊은 여성의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나이스는 사진 속 여성 사만다와 서로 연락하고 유전자 검사를 한다.
이 책은 극적인 사건의 재현이 아니다. 26년 만에 자매임을 알게 된 두 사람이 런던과 서울, 로스앤젤레스, 파리, 뉴욕을 여행하면서 가족으로서의 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아나이스와 사만다는 입양아로서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마음의 상처와 외로움, 자신들의 뿌리를 찾고 싶은 절실함 등을 나누고 공감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간다. 같은 얼굴이지만 환경에 의해 행로가 달라진 것도 흥미롭다. 외동딸로 조용하게 자란 아나이스는 패션 디자이너가 됐고, 형제들과 어울려 활달하게 성장한 사만다는 영화제작자가 됐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