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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앱 통해 만나 마약 투약-집단 성관계…남녀 수십명 검거

입력 | 2015-05-06 16:51:00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서울 강남 일대 등에서 만나 마약을 투약하고 집단 성관계를 맺은 남녀 수십 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필로폰을 투약하거나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신모 씨(41)와 김모 씨(27·여) 부부 등 9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 부부 등 21명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채팅 앱 ‘즐톡’ 등을 통해 만나 필로폰을 투약했다. 이들은 ‘술(필로폰을 뜻하는 은어) 아시는 분’ 등의 글을 올려 필로폰을 투약하려는 사람들을 모집했다. 연락이 오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텔레그램’ 등으로 채팅 장소를 옮겨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서울 강남과 경기 동두천 일대의 모텔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 필로폰을 투약하고 상대를 바꿔가며 성관계를 맺었다. 같은 장소에서 많게는 8명 적게는 4명씩 모여 집단 성행위도 벌였다. 이들 21명 외 김모 씨(62) 등 6명은 집단 난교에는 참여하지 않고 필로폰만 투약하거나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이 거래한 필로폰은 총 60g(시가 2억 원). 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은 필로폰을 g당 80만~140만 원을 받고 판매했다. 단순히 즐기기 위해 때로는 돈을 받지 않기도 했다. 신 씨 일당은 집단 난교를 필로폰을 판매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사용했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마약사범들로부터 판매사범을 소개받아 직접 만나 돈을 건네주고 필로폰을 구매하던 이전과는 달리 모바일 채팅의 발전과 맞물려 성관계라는 유인책을 통해 마약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피의자들 중 상당수는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20대 여성들이었다. 집단 난교를 향한 단순한 호기심에 지인과 함께 만남에 참여했다가 필로폰을 투약하기 시작한 모델 지망생과 가정 주부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이미 필로폰을 경험해 본 이들로 필로폰 투약을 목적으로 ‘마약 파티’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판매책으로 활동해온 김 씨의 차량에서 필로폰 50g을 압수하고 필로폰 공급책 김모 씨(40)와 최모 씨(51)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채팅앱을 통한 범죄는 추적이 어려워 단속하기 쉽지 않다”며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마약 거래 확산 방지를 위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