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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100년]원창학원, “매일 성장노트 적으며 나를 돌아보죠”

입력 | 2015-04-24 03:00:00


마음공부 프로그램에 참여한 원광고등학교 학생들이 부모의 발을 씻어주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원광중과 여중, 원광고와 여고, 원광정보예술고가 속한 인창학원의 마음 공부는 새로운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창학원 제공

“이 노트는 내 삶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귀중한 노트다”, “내 삶을 변화시키는 첫걸음이 됐다”.

원창학원이 원광중·여중, 원광고·여고, 원광정보예술고 등 소속 5개 학교에서 마음공부를 실시하고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 ‘나의 바른 성장 노트’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매일 아침 이 노트를 쓴다. ‘좋은 생활 습관 15개’에 대한 세부항목을 제대로 실천했는지를 O, X로 점검한다. 실제 “화가 나고 짜증날 때 마음을 돌아보았다”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자존심을 꺾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루에 1번 이상 베풀기를 실천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노트를 쓰는 것은 교사도 예외가 아니다.

원광고 한상빈 학생은 “처음에는 노트를 쓰는 게 쓸모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2주 정도 해보니 정말로 나를 성찰하면서 스스로에게 감사와 반성, 충고, 응원을 할 수 있었다”며 “고운 말씨를 쓰고 질서를 잘 지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 실시 뒤 2014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성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30개 항목 중 ‘욕설 또는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부모님께 화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다’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가 집에서도 비슷한 점검 노트를 가족과 함께 만들어서 쓰는 ‘가족 공동 마음 챙기기’를 시행한 결과 가족의 대화 시간도 늘어났다. 한 학생은 “늦게까지 공부하다 보니 가족과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이 노트를 계기로 아침을 같이 먹게 됐고, 대화를 많이 하고 부모님과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원광고를 졸업한 유용호 학생의 어머니는 “어느 날 아이가 매일 학교에서 하루를 반성하고 자기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간이 있다고 자랑했다”며 “아들이 힘든 고교 생활 과정에서 정말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선생님,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홍정우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매일 노트를 쓰면서 평소 불평불만을 말하는 것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늘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지켜봤다”고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