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2·미래에셋)과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가 마지막 조에서 정상을 향한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따로 있었다. 막판까지 우승은 생각지도 않았다던 브리타니 린시컴(30·미국)이었다. 메이저 대회의 챔피언은 역시 하늘의 점지를 받아야 되는 것일까.
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3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버디 5개와 더블보기 2개, 보기 4개로 어지러운 스코어카드를 적은 끝에 3타를 잃어 공동 4위(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은 프로 통산 6승을 거뒀지만 모두 역전승이었다.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해 우승한 적이 없던 그는 우승 부담에 긴장한 데다 홀마다 방향이 바뀌는 강풍에 티샷이 러프를 전전했고 퍼팅까지 흔들렸다. 14번 홀에서는 4퍼팅으로 2타를 까먹었다. 김세영은 “바람 탓에 혼란스러웠다. 후반 들어 샷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2011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던 루이스는 17번 홀까지 2타차 선두에 나서며 승리를 안는 듯 했다. 하지만 4라운드 18번 홀(파5·485야드)에서 3m 버디 기회를 날려 연장전을 허용한 뒤 18번 홀에서 계속된 1,2차 연장에서도 연이어 3~4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해 패배를 떠안았다.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3차례 한 루이스는 “실망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린시컴의 우승으로 올 시즌 미국LPGA투어는 한국(계) 선수의 개막 후 6연승에 이어 미국 선수가 지난주 크리스티 커(38)에 이어 2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날까지 사흘 연속 오버파 라운드로 부진해 역대 자신의 메이저 대회 성적 가운데 가장 나쁜 공동 51위(3오버파)로 마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