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 너머 임진강 철교를 건너는 경의선 기차가 마치 겨울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봄처럼 느껴진다.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에 있는 도라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그러나 봄날의 꿈처럼 너무 짧아 아쉽다. 언제쯤 긴 차량을 끌고 신의주역까지 달릴 수 있을까. 지금은 서울역에서 문산역, 임진강역을 지나 도라산역까지 겨우 65.53km를 달릴 뿐이지만 그래도 임진강을 오가는 기차는 희망이다. 언젠가는 개성과 평양을 지나 신의주역까지 힘차게 달릴 그날의 예고편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