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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기종, 대학신문에 ‘김배달’ 필명 수십차례 기고

입력 | 2015-03-13 03:00:00

수사당국, 이적성 내용 여부 검토… “金, 김정일 책 밑줄 그어가며 탐독”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당국은 김기종 씨(55·구속)가 과거 ‘김배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또 김 씨는 주체사상 등의 내용을 담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책 ‘영화예술론’을 밑줄을 그어가며 탐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김 씨가 과거 일부 일간지와 대학 학보 등에 ‘김배달’이라는 필명으로 ‘국악 보급으로 사회인식 높여 주체성 있는 민족음악 정립을’ 등의 글을 수십 차례 기고한 사실을 파악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11년 김 씨가 편집인으로 참여해 ‘도서출판 우리마당’이 출간한 ‘이제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라는 책의 표지에도 ‘(제호) 김배달’이라고 적혀 있다. 또 김 씨는 2007년 ‘우리마당 피습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분신을 했을 때 지인들에게 “반만년의 한겨레를 상징하는 ‘배달’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는 편지를 보냈다. 수사 당국은 김 씨의 기고들을 확보해 이적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이 6일 김 씨의 자택 겸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영화예술론’은 김정일 선집 제3권의 100페이지부터 시작되는 약 350쪽 분량을 원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1973년 4월 당시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 부부장이던 김정일이 발표하면서 북한의 문화영화예술 창작에 관한 지침서가 됐다. 이 책에는 “주체사상으로 무장, 사회주의, 공산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하여 몸 바쳐 싸워나가야 합니다” “위대한 수령님께 끝없이 충성하는 충직한 근위대, 결사대가 되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미국대사관저에 수사관 1명, 참관인 1명, 통역 1명 등을 보내 리퍼트 대사를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했다. 리퍼트 대사는 김 씨를 처벌해 달라는 뜻을 경찰에 밝혔다.

한편 김 씨는 여전히 자신의 범행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측 변호인 황상현 변호사는 11일 경찰병원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후회하는 기색이 없느냐’는 질문에 “(후회)할 리가 없다.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후회하거나 반성하거나 그러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13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변종국 bjk@donga.com·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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