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다른 기업-취준생
임 씨처럼 객관적인 ‘스펙’은 흠잡을 데 없지만 계속 취업이 안 되는 구직자의 경우 면접 태도나 기업 이해도 때문에 구직이 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두 가지는 구직자들이 중요도를 간과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월 21∼25일 구인기업 1001곳과 구직자 3191명에게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구인-구직 미스매치 유발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이 9.0%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미스매치’ 현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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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순위부터는 기업과 구직자 간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기업은 ‘경력’ 다음으로 면접 태도(53.9%)와 기업 이해도(48.2%)를 꼽은 곳이 많았다. 하지만 구직자들이 이 요소를 중요하다고 택한 비율은 각각 6.7%와 23.3%에 불과했다. 특히 ‘면접 태도’는 구직자들이 가장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 항목이었다.
반면 구직자들은 관련 자격증, 어학 점수, (출신)학교 인지도 등을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업들은 태도나 회사에 대한 열성 등 주관적인 측면들을 더 중요하게 본 반면 구직자들은 수치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요소들이 채용 결과를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채용 과정에서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인식도 달랐다. 양측 모두 ‘급여’와 ‘기업 안정성’ ‘사내 복지’ 등을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비슷했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출퇴근 용이성’이 중요하다고 본 반면 기업들은 구직자들이 ‘기업 규모’를 주요 선택기준으로 삼는다고 봤다. 중요한 채용 준비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도 기업들은 실무 역량과 관계된 인턴 경험을 중시한 데 비해 구직자들은 일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어학 점수를 상대방에 비해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은미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 해소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지만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근 교통수단 확대 등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 조성과 구직자들에게 면접요령 교육이 이뤄지게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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