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을 농구황제로 만든 ‘코트의 전설’ 스미스 감독의 리더십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왼쪽)이 2007년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농구팀의 안방경기 전반이 끝나고 관중에게 딘 스미스 감독이 소개되자 머리에 입을 맞추며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다.
스미스 감독이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팀워크’였다. 그는 자서전 ‘캐롤라이나 웨이’에서 자신의 감독 철학을 ‘열심히 뛰고, 함께 뛰고, 영리하게 뛰어라(Play hard, Play together, Play smart)’라는 여섯 단어로 요약하면서 “재능은 있지만 희생하지 않는 다섯 명보다 재능은 부족해도 한 팀으로 뭉치려는 다섯 명이 훨씬 낫다”고 썼다.
대표적인 에피소드가 조던을 UNC로 스카우트했던 때의 일. 스미스 감독은 이미 고교 시절부터 전국적 스타였던 조던에게 “너의 감독이 되고 싶다”고 자필 편지까지 써가며 1981년 그를 스카우트했다. 조던은 당연히 1학년 때부터 자신이 주전선수로 뛰리라 믿었다. 그러나 스미스 감독은 그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조던은 이때 “엄청 열을 받았다”며 “당시 감독의 조련으로 벤치에서 대기하며 팀워크를 배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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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 감독은 자유투 라인에서 점프해서 덩크슛을 꽂아 넣는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조던에게 지독하게 수비 훈련을 시켰다. 기초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미 대학농구계에선 “조던의 경기당 득점을 20점 이하로 묶어 놓는 사람은 상대팀 수비수가 아니라 스미스 감독”이라는 농담이 나돌 정도였다. 조던은 훗날 “NBA에 진출한 뒤 슈터만 한 게 아니라 수비에 치중하기도 하는 등 경기마다 주문받은 역할이 달랐다. 나는 스미스 감독 아래서 기초를 튼튼히 쌓아서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던은 스미스 감독을 ‘코치 그 이상의 분’이라며 평생 ‘삶의 스승’으로 모셨다. NYT는 “스미스 감독은 여러 면에서 교육자의 덕목을 보였다”고 전했다. 흑백 차별이 심했던 1960년대 후반 미 동부 대학 리그에서 최초로 흑인 고교생(찰리 스콧)을 스카우트했다. 그가 지도했던 농구 선수의 96.6%가 명문 주립대로 꼽히는 UNC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2013년 스미스 감독에게 미국 시민의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장문의 성명에서 “전설적 코치이자 신사였다”며 애도했다.
한편 스미스가 조던을 영입하기 위해 보낸 스카우트 편지는 지난해 미국의 한 경매회사에서 2만7000달러(약 297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