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았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7일 29.7%로 집계돼 심리적 저지선인 30%가 무너졌다. 지지율이 급속히 하락하는 배경에는 지지부진한 경제가 있다.
국민들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고 그 반대가 되면 떨어진다. 최근 미국의 ‘나 홀로 호황’ 덕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년 8개월 만에 지지율 50%를 회복했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이 세계 60개국 소비자들의 경제 기대치(소비자 신뢰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꼴찌나 다름없는 59위였다. 결국 경제가 최대 변수다. 박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활성화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민생과 경제를 정책의 첫손가락에 꼽았지만 경제 수장(首長) 인선이나 정책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아까운 임기 전반을 허비하고 말았다. 대통령선거 때는 김종인 전 대통령경제수석을 내세워 ‘경제민주화’를 공약했던 반면 집권 후에는 현오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경제부총리로 임명해 공공부문 개혁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대통령이 내건 ‘창조경제’는 실체가 모호해 “도대체 창조경제가 뭐냐”는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수출액, 무역흑자, 무역규모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경제 성장률도 3.3%로 4년 만에 세계 평균(2.6%)을 앞섰다지만 이익이 줄어든 기업들은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과거의 경제 상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의 경제 여건과 환경이 급변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낡은 프레임에 계속 갇혀 있는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규제 개혁, 공공 노동 금융 교육의 4대 구조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같은 말만 외쳤지 아직까지 제대로 실행한 것이 거의 없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중 하나라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경제 살리기에 실패해 정권의 레임덕이 앞당겨진다면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