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8일 일요일 눈. 아이슬란드로. #141 Asgeir ‘Going Home’(2014년)
17일 밤 서울 잠실에서 서리 내린 황무지 같은 목소리를 들려준 아이슬란드의 싱어송라이터 아우스게일(아스게이르). 현대카드 제공
A. …우리가 사실은 요정이다.
재작년, 첫 내한공연을 앞둔 아이슬란드 록 밴드 시귀르로스(Sigur R´os)와 나눈 e메일 인터뷰 중 신문에 소개되지 않은 부분이다. 아이슬란드는 정말이지 신비의 나라다. 나라 이름부터 얼음땅(Iceland)…. 외딴 섬, 특이한 화산지형…. J.R.R. 톨킨이 ‘반지의 제왕’ 집필에 영감을 얻었고 영화 ‘인터스텔라’의 일부가 촬영된 곳.
재작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상영된 ‘천 개의 레이블: 아이슬란드 팝 기행(원제 Polarkreisrock)’은 그곳 음악 시장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는 52분짜리 다큐멘터리다. 국민 31만 명 중 절반이 음악 활동을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후배 J는 그곳의 매력에 빠져 한 번 가기도 힘든 아이슬란드를 두 번이나 다녀왔다. 혼자 렌터카를 몰다 황무지에서 돌풍을 맞고 차가 뒤집혀 죽을 뻔한 그의 얘기마저 자랑처럼 느껴졌다. 이열치열이란 말은 있어도 ‘이랭치랭(以冷治冷)’이란 말은 없는 것만 봐도 지나친 추위란 무시무시한 재앙임에 틀림없지만, 이 겨울에 얼음의 땅을 꿈꾼다. 추워서 나오는 헛소리라도 좋다.
근데 ‘천 개의 레이블…’의 도입부, 올라퓌르 아르날즈는 아이슬란드 음악을 유달리 신비롭게 보는 타국의 선입견을 불쾌해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음악장르가 다 고루고루 발전하고 있다고. ‘화산, 온천, 오로라에서 주로 영감을 받으시죠?’ 이런, 헛소리(bullsh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