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하룻밤에 해결될 문제 아냐” 퍼거슨市-뉴욕 경관 불기소 관련… 일부지역 시위, 방화-약탈로 변질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백인 경찰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폭력과 파괴, 상점 약탈 등으로 변질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시위대 200여 명은 7일 밤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졌고 순찰차에 방화를 시도했다. 일부는 인근 고속도로를 점령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인근 버클리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전자매장의 유리창을 부수고 침입해 제품을 약탈해갔다. 마이애미에서도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고 시애틀에서는 시위대 200여 명이 경찰에게 돌을 던지다가 7명이 체포됐다. CNN은 “각 지역에서 폭력시위대를 저지하거나 체포하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찰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백인 경찰에게 목 졸려 숨진 흑인 에릭 가너 씨를 추모하는 노래로 캐럴을 개사해 부르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길바닥에 죽은 듯 드러눕는 ‘다이 인(die in)’인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 계열의 블룸버그 폴리틱스가 이날 발표한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뒤 미국 내 인종갈등이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36%는 ‘이전과 다름없다’고 했고 상황이 나아졌다는 대답은 9%뿐이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