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방황하는 신입사원 챙기는 김대리
상사 주먹질도 기꺼이 맞는 김대리
맞선에선 번번이 퇴짜맞는 김대리
‘미생’의 김대리(김대명)는 바쁘다.
회사 일도 많지만 방황하는 신입사원 챙기랴, 지친 상사 모시랴, 심지어 까칠한 타 부서장이 날리는 주먹에 몸까지 내던져야 한다. 맘 좋아 보이고 이해심도 많지만 그 ‘이기적이지 않아 보이는’ 외모 탓에 맞선에선 번번이 퇴짜다.
대리는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의 업무체계를 명확하게 파악해 업무를 실행에 옮기는 ‘행동대장’이다. 때문에 대리는 어느 직장에서든 가장 치열하게 일하고, 그래서 더 깊은 비애를 지닐 수밖에 없는 자리다.
‘미생’에서도 그런 대리들의 역할이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김대명을 중심으로 전석호, 태인호, 오민석이 연기하는 ‘대리 4인방’은 사회성 떨어지는 신입사원들을 이끌면서도, 한편으론 저돌적이며 때론 정치적이기까지 한 각자 부서의 상사들을 보좌한다. 조직을 든든하게 지키는 버팀목이자, 서로 다른 두 계층을 잇는 가교인 셈이다.
이들은 신입사원들처럼 함께 모여 ‘상사 험담’에 열을 올리거나 ‘동기사랑’을 외치며 맥주잔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미 다 해 본 짓’이란 투다. 대신 말없이 눈빛을 나눈다. 김대리 앞에서 영업3팀을 비난하는 자원2팀 과장을 대신해 묵묵히 김대리의 팔을 잡아 준 하대리의 모습이뭉클한 것도,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그들의 ‘공감대’가 시청자에게 전달된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