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되찾아주는 ‘마법 안경’… 하체힘 키워주는 ‘반바지 로봇’
①웨어러블 로봇(다리). 입고 벗기 편리하도록 반바지 형태로 개발 ②뇌파 측정 장비.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밴드형 장비 ③인공 눈. 카메라가 내장된 인공 시각장치. 무선으로 안구에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④웨어러블 로봇(팔). 식사 등 간단한 작업 시 팔을 고정시켜 준다.
○ 안구 바로 옆에 붙이는 인공 눈 센서
정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와 김성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이 공동 개발한 인공 눈은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작은 카메라가 달린 안경과 망막 시신경을 무선으로 연결해 시력을 완전히 잃은 사람도 이 안경만 쓰면 앞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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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들 부품을 하나로 합쳐 작게 만든 뒤 안구 바깥쪽 바로 옆에 붙여 수술 부담을 줄였다. 정흠 교수는 “토끼에게 인공 눈을 이식한 뒤 뇌파를 측정해 빛의 반응 여부를 확인했는데 그 결과가 상당히 좋았다”면서 “조만간 임상 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생체모방기술 활용해 인공 와우 개발
청력을 상실한 사람은 인공 와우(달팽이관)를 이식하면 된다. 인공 와우는 이미 보편화돼 이비인후과에서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인공 와우는 미세한 소리 자극에는 반응을 잘 나타내기 힘들다.
김완두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생체모방기술을 활용해 나노 소자로 사람의 부동섬모(달팽이관 안에 있는 특수 섬모)와 동일한 센서를 개발하고 이 센서로 인공 와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개발한 인공 와우를 고양이에게 이식해 성능 확인 시험을 마친 뒤 현재 임상 시험 중이다. 또 달팽이관의 두께를 10분의 1로 줄인 인공 와우를 개발하고 있다.
○ 2, 3분이면 입고 벗는 ‘반바지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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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다리 전체를 감싸는 형태가 많았지만 연구진은 걸을 때 가장 많은 힘이 필요한 허벅지 근육을 보조하는 ‘반바지 로봇’으로 만들었다. 반바지 로봇의 최대 장점은 입고 벗기 편하다는 것. 김정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된 웨어러블 로봇은 혼자서 착용이 불가능하고 시간도 수십 분 넘게 걸린다”며 “반바지 로봇은 입고 벗는 데 2, 3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근력이 약한 노인의 팔을 지탱하는 웨어러블 로봇 팔도 개발 중이다.
○ 생각만으로 휠체어 조종 성공
사이보그 기술의 종착역은 두뇌다. 뇌파를 측정해 사람의 의지를 파악할 수 있으면 모든 기계 장치를 수족처럼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지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은 새로운 뇌-척수 연결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신경 신호를 읽어내려면 뇌나 척수신경에 전극을 넣어야 하는데, 이 경우 시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신경세포가 손상되기도 한다. 연구진은 부드러운 폴리이미드 전극에 약물이 들어 있는 나노 섬유를 넣어 이런 부작용을 없앴다. 연구진은 이 전극을 하반신이 마비된 토끼의 척수에 연결하고, 척수 신경신호를 근육에 다시 연결해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 없이 뇌파를 읽어내는 장치도 개발 중이다. 박광석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팀은 등산용 모자처럼 생긴 장치를 쓰고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치는 지금까지 개발된 뇌파 측정 장치 중 세계에서 가장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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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