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서 스마트폰 2배 더 팔았지만… 3분기 영업익 1조7500억원… 갤럭시S2 시절로 후퇴
○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4.7%로 압도적 1위지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2011년 4월 ‘갤럭시S2’의 성공적 출시를 바탕으로 그해 3분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2012년 하반기부터는 줄곧 5조∼6조 원대를 지켜왔지만 올해 2분기(4∼6월) 4조4200억 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한 분기 만에 다시 60%가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삼성전자의 절반 정도였지만 영업이익은 111억 달러(약 11조7100억 원)로 훨씬 많이 냈다.
4분기(10∼12월) 전망도 밝지 못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갤럭시 노트4’를 비롯해 중저가 신제품 판매 확대가 예상되지만 ‘아이폰6’의 돌풍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 무선사업부에 무슨 일이
이번 실적 결과에 대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수면 아래 숨어 있던 복합적인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다. 우선 올해 4월 내놓았던 ‘갤럭시S5’가 기존 S시리즈에 비해 판매량이 턱없이 적은 게 가장 컸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나오는 9월이나 10월까지는 제 몫을 해줘야 하지만 ‘아이폰5S’에 밀렸다. 전체 판매량 중 하이엔드 제품 비중이 줄어든 데다 그동안 쌓여 있던 재고 물량을 밀어내기 위한 비용이 늘어난 것도 실적 악화의 또 다른 요인이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업체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국 샤오미가 5.6%로 LG전자(5.2%)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5.1%로 5위였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에 따라 다른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도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SDI는 매출 1조8918억 원, 영업이익 262억 원으로 전 분기(합병 전 에너지솔루션 부문과 소재 부문의 단순 합산 기준) 대비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5.8%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매출(6조2500억 원)과 영업이익(600억 원)이 모두 줄었다.
○ 내년에도 반도체가 ‘효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는 3분기 메모리 시장 성수기에 힘입어 2조3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더 줄어 적자를 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