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장
2002년 이후 거의 모든 병원에서 갑상샘암을 건강검진 종목으로 채택한 데다 예전엔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져 찾아내던 갑상샘암을 초음파 기기의 발전으로 작은 암까지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진단기술은 발달했지만, 아직 의료계는 갑상샘암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을 모른다. 왜 갑상샘암에 걸렸는지 환자들이 물어도 의사들은 답을 하지 못한다. 갑상샘암 발병의 51%는 유전적 소인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스웨덴에서 나온 정도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갑상샘암과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선과의 상관관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전이 전력의 3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도 갑상샘암과 원전과의 관계를 궁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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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학연구원에서도 1991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원전 주변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였다. 이 보고서는 원전 반경 5∼30km 안에 거주하는 여성의 갑상샘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보다 1.8배 높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다고 했다. 그 근거는 거리에 따른 환경방사선량에 차이가 없고, 여성에게서만 갑상샘암이 높게 나타났으며, 암 발생률이 원전 주변 거주기간과도 비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디에 살든지 연간 3mSv(밀리시버트) 정도의 자연방사선에 노출된다고 한다. 국가마다 노출되는 자연방사선량은 다른데, 브라질 과라파리 시는 연평균 10mSv로 높지만, 이 지역 주민들조차 다른 지역 주민들과 비교해 암 발생률의 차이는 없다.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갑상샘암이 원전과 연관이 있다는 최근 논란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의혹으로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불안을 해소할 방법은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문 지식을 적극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고, 일반인들도 과학적인 근거에 바탕을 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소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