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사령탑 전격 낙점
그는 원래 팬들의 사랑을 받는 감독은 아니었다. ‘독한 야구’ ‘벌떼 야구’ ‘데이터 야구’ ‘관리 야구’ 등 갖은 수식어가 붙었지만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쪽이 더 많았다. 1999년 쌍방울 감독 시절까지 그는 ‘지옥훈련’으로 악명 높은 감독일 뿐이었다. 그가 팬들로부터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2002년 약체로 평가받던 LG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이후다. 호성적에도 시즌 후 구단 고위층과의 불화로 경질되자 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더욱 늘었다.
김 감독을 향한 팬덤(팬 집단과 그 문화)이 본격화한 것은 2007년 LG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그해부터 4년간 SK는 한국시리즈 우승 3번과 준우승 한 번을 차지하며 최강 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1년 시즌 중반 또다시 구단 고위층과의 갈등 속에 중도 하차하자 그를 향한 팬들의 마음이 더욱 애틋해졌다. 그해 곧바로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약 팀 팬들에게 그는 언제나 모셔오고 싶은 감독 0순위였다.
그런데 보살들도 결국은 사람이었고 야구팬이었다. 그들은 승리를 갈구했다. 팀 분위기를 바꾸고 혁신시켜 줄 구세주를 원했다. 적임자는 다름 아닌 김 감독이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한화 팬들의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과거의 사례들은 ‘그렇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 감독은 1989년 전년도 최하위였던 태평양을 플레이오프에 직행시킨 것을 시작으로 맡는 팀마다 좋은 성적을 올렸다.
김 감독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이길 것인지를 고민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하느냐가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다가올 마무리 훈련부터 한화 선수들은 무수한 땀을 흘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