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티움 모바일’ 해남 현장 정보 인프라 부족했던 시골 아이들 가상현실-증강현실 등 체험행사… “창의력 쑥쑥 키우는 계기” 환호
문강연(오른쪽) 설우(오른쪽에서 두 번째) 남매 등 전남 해남군 송지면의 송지초등학교 서정분교 학생들이 11일 밤 SK텔레콤의 체험전시관 ‘티움 모바일’에서 미래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위 사진). 13일 해남군 초등학생들이 티움 모바일이 설치된 서정분교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아래 사진). SK텔레콤 제공
“아버님, 어머님 아이들의 꿈이 참 예쁘죠? 도시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꿈을 키울 기회가 부족했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더 큰 꿈을 키울 기회를, 그리고 꿈꾸던 미래는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화면은 곧이어 깜깜한 학교 운동장으로 옮겨갔다. 정체 모를 사람들이 일주일 전부터 뚝딱뚝딱 만들던 기괴한 구조물이 일제히 불을 밝혔다. SK텔레콤이 정보통신기술(ICT) 소외 지역 아이들을 위해 만든 이동형 체험전시관 ‘티움(T-um) 모바일’이었다.
경기 성남시에 살던 문희준(42) 장하니(40) 부부는 2009년 이곳 해남으로 귀농했다. 강연(11), 설우(9·여), 새미(7·여) 삼남매에게 삭막한 도시의 삶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2011년엔 막내 원이도 태어났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을 도시의 친척집보다 훨씬 좋아한다. 부모들도 그런 아이들을 보며 늘 ‘귀농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부족한 게 하나 있지만.
강연이는 이달 초 학교에서 데려간 2박 3일 서울 나들이가 아직도 아쉽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강연이로선 처음 가본 국립과천과학관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는데 일정상 1시간 만에 다 돌아봐야 했기 때문이다. 음악가를 꿈꾸는 설우는 다른 친구들처럼 피아노학원에 다닐 수 없다는 게 늘 불만이다.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부부가 차로 35분 거리의 읍내까지 아이를 보낼 순 없는 노릇이다. 장 씨는 “아이들은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선 그걸 해 줄 수 없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 장도에 오른 티움 모바일
티움 모바일은 이동이 쉽도록 약 700m² 넓이의 버블텐트로 설치된다. 아이들은 과거관, 현재관, 미래관을 돌며 30여 개 휴대전화 벨소리로 연주하는 음악, 증강 현실을 이용한 온라인 상점, 가상현실 기기 등 10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보 격차 때문에 꿈꿀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창의력을 꽃피우도록 돕는 게 티움 모바일의 목적”이라며 “우선 내년 8월까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을 10곳 이상 더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남=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