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포브스지(誌) 집계에서 10년 이상 재산 1위를 차지한 빌 게이츠의 재산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4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증가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일해본 적 없는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의 재산도 같은 기간 2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늘었다. 피케티가 분노하는 대상은 게이츠가 아니라 베탕쿠르다.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그의 해법은 글로벌 부유세와 함께 뜻밖에도 공교육 강화다.
▷그는 본보 인터뷰에서 급증하는 한국의 사교육비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한국의 교육은 경제성장에 기여했지만 지금은 사교육비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2013년 기준 국내 사교육비 총액이 18조600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23만 원이다. 실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높지만 더 큰 문제는 부유층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높다는 점이다. 이젠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라 부의 대물림을 위한 수단으로 변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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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