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극 ‘괜찮아 사랑이야’ 극중 정신병 묘사 전문의에 들어보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주인공 장재열(조인성·왼쪽)은 현실 속엔 존재하지 않는 소년 한강우(도경수)를 본다. 장재열은 정신분열일까, 해리성 장애일까, 아니면 뇌종양? SBS 제공
○ 장재열은 정신분열? 다중인격?
주인공인 추리작가 장재열(조인성)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며 자랐다. 드라마에는 장재열의 팬이면서 비슷하게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고교생 한강우(도경수)도 나온다. 극 중반에 한강우가 장재열의 상상 속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아미탈은 기적의 약물?
드라마에는 병원에서 아미탈 소디움이라는 약물을 이용해 환자가 내면에 숨기고 있는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생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장재열의 형 장재익(양익준)도 진실을 털어놓게 하려고 아미탈을 훔쳐 동생에게 주사한다. 약물로 수면을 유도하면 술에 취하거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의식이 이완돼 숨기고 있던 이야기를 꺼낸다는 논리다.
아미탈은 과다 투여 시 호흡 마비로 사망할 수 있어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아미탈의 약효도 과장됐다. 술에 취해서도 거짓말을 하듯 잠결이더라도 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를 할 수 있다.
○ 투레트증후군 환자에게 나쁜 드라마?
최 소장은 “스트레스나 심리적 문제가 투레트증후군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가 증세를 악화시킨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드라마가 투레트 증세를 왜곡되게 묘사하는 대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극 중 박수광(이광수)는 주치의인 조동민(성동일)이 부인과 한 침대에 있는 것을 목격하거나 정신분열증을 앓는 친구가 강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봤을 때 투레트 증세를 일으킨다. 극적 긴장감을 더하거나 웃긴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증세를 과장되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진짜 사랑이면 괜찮아?
여주인공 지해수(공효진)는 어린 시절 엄마의 불륜을 목격한 후 남자와 성적 접촉을 하면 손이 떨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끼는 불안장애에 시달린다. 하지만 장재열과 키스를 할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불안장애가 사람 가려 나타나느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최 소장은 “두렵다고 해서 성적인 열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안장애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해수에게 장재열은 자신보다 더 큰 상처를 지닌 약한 존재다. 그래서 장재열이 자신을 버리거나 상처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두려움이 완화될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장재열과, 상대를 치료하며 스스로를 치료하는 지해수가 ‘사랑해도 괜찮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