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에 갓 입학한 윤모 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알게 된 20대 남성의 꾐에 가출한 것이 3월 15일. 처음엔 자신에게 잘해주는 남자와 지내다 남자의 강요로 성매매를 했다. 윤 양 아버지의 가출신고를 눈치챈 가해자들은 ‘아빠를 안심시키라’며 2주 만에 집에 돌려보냈다가 다음 날 윤 양의 교회까지 찾아와 다시 끌고 갔다. 윤 양의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단순 가출로밖에 수사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 양은 가혹행위 끝에 4월 10일 숨졌다.
▷집 나온 청소년들은 혼자 숙식을 해결할 수 없어 같은 처지의 청소년들이 모인 가출 패밀리(가출 팸)에 합류하게 된다. 가출 팸도 일종의 가족이므로 방값 생활비, 여기에 유흥비까지 필요하다.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이 쉽게 하는 일이 SNS를 통한 성매매다. 가출 팸이 강도 절도 성매매 등 10대 범죄의 온상이 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은 20대 남성들이 여학생에게 접근해 가출을 유도하고, 여학생들은 서로 싸우고 감시해 팸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한 점에서 더 악랄하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