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욱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센터장
사실 인공지능의 도전은 오래전 시작됐다.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는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인 러시아의 게리 카스파로프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2011년에는 역시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고난도 퀴즈 대회에서 인간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다.
왜 과학자들은 컴퓨터에 지능을 부여하려고 하는가? 한마디로 컴퓨터가 인간처럼 판단하고 추론하지 못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매킨지는 2025년경 인공지능이 세계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5조2000억∼6조7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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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중심 방식을 넘어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하드웨어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 10년간 30억 달러를 투자하는 미국의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 2022년까지 10억 유로를 투입하는 유럽연합(EU)의 휴먼브레인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가 그 예이다.
이와 함께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작동하는 하드웨어 구축에도 대단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국방부 고등연구기획청(DARPA)은 시냅스(SyNAPSE) 프로젝트를 통해 고양이 수준의 나노기반 인공지능 칩을 2016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인공지능 칩이 개발되는 순간 우리나라 IT 산업 전체가 일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아이폰이 인기를 끌면서 피처폰 중심이었던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산업이 순식간에 위기를 맞았던 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IT산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 늦기 전에 나노기반 인공지능 칩의 기초 원천 기술 개발을 주도할 국가 차원의 구심점이 필요하다.
손욱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