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베가 박물관을 만들었어요!/오실드 칸스터드 욘센 글, 그림·황덕령 옮김/32쪽·1만2000원·고래이야기
고래이야기 제공
모양이 제각각인 솔방울들, 다양한 날개를 달고 있는 씨앗들과 뾰족하거나 둥글고 크거나 작은 나뭇잎들은 숲길에서 모은 것입니다. 여러 가지 색깔의 모자와 짝 없는 구두들, 음료수 깡통, 이가 나간 접시와 찻잔, 전등 없는 전등 갓, 양말 한 짝, 자전거 바퀴와 자동차 타이어, 청소용 솔에서 빈 플라스틱 통들은 시내 곳곳에서 주운 것입니다. 쿠베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물건을 정리해서 보관했는데요. 물건은 점점 많아지고 더이상 보관할 곳도 없습니다.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할머니 말씀이 힘이 되어 곧 쿠베의 집은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쿠베가 처음부터 박물관을 만들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무엇이건 모으기를 좋아하다 보니 물건들이 쌓였고, 그것을 정리해 놓으니 박물관이 된 것이지요. 신기한 것은 쿠베가 물건을 정리해 놓은 방법입니다. 19세기 덴마크 고고학자 톰센은 유물들을 정리하면서 도구를 만든 재료에 따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나누었습니다. 쿠베도 마찬가지였어요. 유물 정리법을 배운 적이 없는 쿠베는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고학의 분류 방식을 알게 된 것입니다. 전시를 끝낸 쿠베는 다른 일을 궁리하기 시작합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