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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IOC위원? 하겠다고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입력 | 2014-05-02 06:40:00

김연아. 동아닷컴DB


■ 은퇴 김연아가 그리는 미래는?

7세 때부터 신어왔던 스케이트화 벗었지만
“피겨는 영원한 동반자”…관련 일 종사 의지

김연아(24)는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녀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세운 228.56점은 역대 최고점으로 남아있다. 세계 피겨 팬들의 가슴속에 그녀는 ‘가장 아름다운 연기를 펼쳤던 피겨선수’로 각인됐다.

그러나 화려한 모습 뒤에 ‘인간’ 김연아는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케이트화를 신은 일곱 살부터 늘 힘든 훈련을 버텨내야 했다. 기쁜 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뿐이었다. 한 대회가 끝나면 또 다른 대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을 누르고,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다시 링크장에 올라야했다.

김연아의 바람은 소박했다. 훈련 걱정 없이 내일을 맞이하는 것. 그녀는 은퇴를 결정한 뒤 “선수를 하다보면 제한적인 게 많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토로하고는 “다음날 훈련 걱정 없이 일상을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뭐를 하고 싶다기보다 미래를 걱정하고 사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것, 그 자체로 시원할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김연아는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다. “자전거를 배우고 싶다”, “여행도 다니고 책도 읽고 싶다”며 쉼 없이 바람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도 피겨는 영원한 동반자다. 그녀는 “난 피겨를 빼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지도자를 하든, 어떤 일을 하든 피겨를 놓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국제심판, 안무가, 해설위원 등 후보는 많지만 “그동안 배워온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려고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며 지도자로서 의지를 살짝 내비쳤다. 많은 관심을 모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대해서는 “소치올림픽 출전으로 자격을 갖췄지만 더 많이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하겠다고 해서 100%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물론 이는 훗날 얘기다. 아직까지는 주어진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20대 아가씨다. 자격은 충분하다. 최선을 다 했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세계무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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