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올림픽에서 남자양궁 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오진혁이 2014 국가대표 2차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귀 수술을 받았지만 당당히 1위에 올라 인천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얻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국가대표 2차 평가전 앞두고 귓불 혹 제거 수술
테이핑 하고 나와 남자부 1위 통과…AG 금 조준
역시 국가대표 에이스였다.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진혁(33·현대제철)이 23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끝난 2014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1·2차 배점 합계 16점으로 남자부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남자부에선 오진혁과 구본찬(안동대), 김우진(청주시청), 이승윤(코오롱)이 1∼4위로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을 확정지었다. 여자부에선 정다소미(현대백화점), 이특영(광주광역시청), 장혜진(LH), 주현정(현대모비스)이 나란히 1∼4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2년 이후(2005년 세계선수권 제외) 꾸준히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터줏대감’ 임동현(청주시청)은 6위로 탈락했다.
이번 2차 평가전에선 테이핑을 한 오진혁의 오른쪽 귀가 눈길을 끌었다. 양궁대표팀은 18일 평가전을 위해 인천으로 이동했다. 오진혁은 인천에 도착한 이후 이전부터 통증을 느꼈던 오른쪽 귓불의 상태가 더 악화됐음을 느꼈다. 세수를 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결국 19일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귓불 안쪽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귀를 계속 자극하면 생길 수 있는 증상이다. 혹시 귀를 만지는 버릇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오진혁이 활을 쏘는 동작을 살펴보면, 손가락이 활의 현을 튕긴 뒤 꼭 귓불에 닿는다. 훈련이 쌓여갈 때마다 오진혁의 오른쪽 귓불은 더 많은 자극을 받는 셈이다. 결국 혹이 생긴 것도 구슬땀의 흔적이었다.
남자대표팀 김성훈 감독은 “오진혁은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다.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주말에도 양궁장에 나와 훈련을 할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하다”고 칭찬했다. 오진혁은 “2월 결혼 이후 더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 이제 아시안게임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으니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