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수온 내려가 서식지 줄고 천적인 참다랑어 증가도 큰 영향 400g이상 비율 2년새 3분의 1로 ↓
생고등어 납품업체인 세동상사의 최근 매출은 예년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다. 대형마트나 시장에 내놓을 400g 내외 대(大)짜 고등어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반이나 조림용으로 팔리던 두툼한 고등어는 지난해 말 이후 경매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형마트나 시장에서는 크기가 조금 작은 300g 내외의 중(中)짜 고등어가 팔리고 있지만 그나마 수량이 부족한 형편이다.
고등어는 짭짤한 구이나 얼큰한 조림 등 어떤 요리를 해도 맛있고 값도 저렴해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최고 600g까지 나가던, 팔뚝만 한 국내산 생물 고등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부산 공동어시장에 따르면 금어기 직전인 올해 2월 위판 물량 중 400g 이상 고등어 비율(2.9%)은 2년 전(8.4%)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등어의 소형화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는 ‘냉수대 관련설’이다. 난대성 어류인 고등어의 서식 수온은 15∼17도인데 최근 러시아에서 한류가 내려오는 바람에 생장 여건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고등어의 먹이인 플랑크톤과 새우의 개체 수 감소, 고등어를 잡아먹는 참다랑어의 개체 수 증가 등도 거론된다.
학자들은 남획의 영향을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이동우 국립해양수산과학원 자원관리과장은 “완전히 성장하기도 전에 무리하게 고등어를 잡는 것도 대형 고등어가 드물어진 이유”라고 말했다. 큰 고기를 주로 잡아낸 결과 바다에는 작은 고등어만 남게 됐고, 이들이 번식을 거듭하면서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