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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플러스] 홍성흔 연타석포…두산 캡틴의 부활

입력 | 2014-04-17 06:40:00

두산의 홍성흔(22번)이 16일 열린 대구 삼성전에서 장원삼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때리고 덕아웃에 들어와 동료들의 손에 턱을 대는 익살스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장원삼 상대로 시즌 1·2호 연타석 홈런
초반 부진 타율 0.214 마음고생 날려
“이병규·이호준 활약 보며 자극 받았다”

두산 홍성흔(37)은 팀의 리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 완장을 찼다. 그러다보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아도 늘 벤치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그러나 뒤로는 속앓이를 적잖이 하고 있었다. 15일까지 타율 0.214에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타점도 3개에 불과했다. 저조한 개인성적에, 팀 성적도 좋지 않으니 후배들을 볼 낯이 없었다.

홍성흔의 고민은 단순히 보이는 숫자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시즌 도중 “개막전을 하는데 예전과 달리 이상하게 설레지 않았다”는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늘 야구를 향한 열정이 넘치던 그에게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속내였다.

홍성흔은 1999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13시즌에서 100경기 이상 뛴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성적도 기복 없이 꾸준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0.303, 181홈런을 때려냈고, 987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많은 것들에 익숙해져 버리고 말았다. “여전히 야구를 좋아하지만 가슴에서 불끈 솟아오르던 뭔가가 없었다”는 아쉬움에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홍성흔이 16년째 꾸준히 중심타선을 지키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그 진가는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이날 장원삼을 상대로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시속 135km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더니, 6회에는 시속 134km짜리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시즌 1호, 개인 4호, 역대 716호 연타석 홈런이었다. 지난해에도 장원삼에게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강했는데, 올해도 그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홍성흔은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린 뒤 덕아웃에서 ‘턱 세리머니’를 펼쳤다. 두 번째 홈런을 친 뒤에는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8회에 안타를 치고 대주자 이원석과 교체되는 그를 향해 동료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개인성적에 상관없이 팀을 위해 벤치에서 늘 밝은 얼굴로 소리를 지르던 주장의 부활을 축하하는 박수였다.

그는 경기 후 “(홈런은) 언젠간 나온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병규(LG), 이호준(NC)과 같은 고참선수들이 잘 해주는 것 보면서 자극도 받았고, 일찍 나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했다. 덕분에 밸런스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내가 될 때까지 기용하면서 믿음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감독님뿐 아니라 내가 안 좋을 때 선수들, 코칭스태프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다. 그만큼 고참인 내가 잘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 믿음에 보답하게 돼 다행이다”며 활짝 웃었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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