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인터넷을 열면 어렵지 않게 이들의 거친 싸움을 볼 수 있다. 남성들이 ‘김치녀’(돈을 목적으로 남자를 사귀며 사치를 일삼는 여성)나 ‘보슬아치’(여자로 태어난 것을 벼슬로 알아 남성에게 군림하려 하는 여성) 같은 말로 여성을 비하하면 여성들은 ‘루저’ ‘찌질하다’고 대거리를 한다. 상호 비방과 혐오 속에는 ‘이기적인 여성’이 주요 문제로 등장한다. 저출산도, 직장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심지어 성범죄율이 높아지는 것도 다 그녀들 탓이다.
이는 일부 개념 없는 여성의 행동을 과도하게 부풀려 일반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규정하고 모든 여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성 혐오’라는 말로 요약되는 이런 사회현상은 병리적이다. 이 격 떨어지는 비하 문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아이들에게도 노출된다. 인간관계 맺기와 합리적인 소통을 배워야 할 그 시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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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성별갈등을 벗어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갈등을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여 오해는 풀고 해결할 건 해결하자. 그리고 어떻게 화해하고 사랑해야 할지 본질적 질문을 던지자.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