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민병헌이 10일 SK전에서 6회말 2사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전상렬 코치와 주먹을 부딪치려 하고 있다. 민병헌은 이날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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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2사 만루서 2타점 쐐기 적시타
김광현 상대로 4타석 출루율 100%
“믿고 1번 자리 맡긴 감독님께 보답”
두산 민병헌(27)은 올 시즌 1번 타자로 낙점됐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지난해 처음으로 시즌 3할 타율(0.319)을 넘기고, 9홈런·27도루·71득점·65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그를 이종욱(34·NC)이 떠난 빈 자리에 배치했다.
1번 타자는 부담이 크다. 많은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이 요하고, 반드시 출루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민병헌도 시즌 초반 다소 고전했다. 초구에도 칠 수 있는 공이라고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일각에서는 ‘민병헌은 1번보다는 3번이 어울리는 타자’라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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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은 8일 잠실 SK전에서 동점타점에 이어 역전득점을 올리며 팀의 2-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더니, 10일에는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이날 1회부터 6회까지 4타석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1번 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내용은 더 알찼다.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1회 중전안타, 3회 볼넷, 5회 중전안타를 쳐내며 끊임없이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6회가 하이라이트였다. 2사 만루서 풀카운트의 끈질긴 승부 끝에 2타점좌전적시타를 뽑아냈다. 2-0에서 4-0으로 달아나며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정타였다. 더불어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민병헌은 지난해에도 부상에서 복귀한 김광현을 상대로 타율 3할(0.333)의 좋은 타격을 보였다. 김광현의 프로 데뷔 해였던 2007년에도 타율 3할을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좌완에이스를 곧잘 공략했다. 이날도 5회까지 2실점으로 위기를 잘 넘겼던 그를 융단 폭격하며 승리에 발판을 놨다. 1번 타자로 적응하기 시작한 민병헌 덕분에 두산은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4일 휴식에 돌입하게 됐다.
● 두산 민병헌=처음부터 1번을 맡기고 꾸준히 기용해주신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번 타자가 부담감도 크고, 원래 초구라도 원하는 공이 오면 치는 스타일이라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런 내 맘을 알고 감독님이 날 편하게 해주시려고 ‘1회만 1번 타자’라고 하셨다. 나 역시 두 번째 타석부터는 내 스타일을 유지하려 한다. 사실 어제(9일)까지도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어떻게든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아침에도 치고, 경기 끝나고도 치고, 쉬는 날도 쳤다. 조금씩 잡혀간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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