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만큼이나 인간이 모르는 세상이 우리 코앞에 있다. 바다 속이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70.8%나 차지한다. 지구 생물의 최초 원형도 바다에서 시작됐고 그 바다에 소금이 있어 생물이 생존한다. 그런데도 우린 그 바다를 아직도 잘 모른다. 너무도 깊고 너무도 넓어 인식 한계 밖에 존재해서다. 바다의 평균깊이는 4117m며, 가장 깊은 곳은 1만1034m-민간항공기의 순항고도-에 이른다.
수중의 생명체는 신비롭다. 모든 게 육지와 다르다. 그들은 엄청난 수압을 개의치 않는다.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무서운 중력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우리가 평면의 2차원적 생물인데 반해 그들은 상하좌우로 자유자재 이동하는 3차원 생물이다. 우리가 머무는 곳은 지구표면의 30%에 불과한 육지지만, 그들은 그보다 배 이상 넓은 물속에 머문다. 그들은 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서도 생존한다.
수족관 안에 작은 동물원인 '더 정글'. 앵무새 등 새들과 맹수 원숭이 등이 있다.
그런 바다를 육지로 들고 나온 게 아쿠아리움(해양수족관)이다. 생물은 수조의 물속에 실재하지만 우린 그들을 물 밖 세상에서 본다. 그러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덩치가 가장 큰 해양생물 샌드타어거스 상어. 현재는 1.5m지만 3년후에는 3-4m까지 자랄 예정이다.
한화호텔&리조트는 국내에선 최초로 아쿠아리움을 체인화한 이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시작은 1985년에 63빌딩에서 개관한 '63씨월드'다. 그 아쿠아리움은 27년 만인 2012년 전남 여수의 '아쿠아 플라넷'(Aqua Planet·수중행성)으로 진화했고 2013년 제주, 올해엔 일산 개관으로 아쿠아 플라넷은 세 개로 늘었다. 그동안 63씨월드도 '수족관'에서 '박물관'(2010년 인증)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 회사는 이 분야에서 지구촌 '톱 10'을 지향한다.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중국대륙에선 아쿠아리움의 진가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신도시와 쇼핑몰을 만들 때 투자와 분양, 입점 촉진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호수마저 '바다(海)'라 표기하는 독특한 나라다. 땅이 워낙 넓다보니 평생토록 바다를 볼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다. 그런 중국인에게 바다를 송두리 째 내륙으로 가져와 눈앞에서 보여주는 아쿠아리움은 특별한 존재다.
해양생물체험관 '디 아쿠아'의 수중터널.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아쿠아플라넷 여수, 제주와 동시에 계획됐다. 여수의 시설 수준과 별 차이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시되는 생물정도인데 해파리가 대표적이다. 해파리는 해양생물 중에서도 그 유영모습이 아름답기로 이름났다. 일산에선 그걸 조명효과로 더 환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수와 제주에 없는 것도 있다. '더 정글'이라는 육지동물 전시관이다. 핵심 동물은 미주대륙에 서식하는 표범, 재규어다. 재규어의 우리는 통유리여서 이 거대한 고양이과 맹수를 코앞에서 관찰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더 정글'에는 앵무새 등의 조류와 알락꼬리원숭이 등도 있다.
젤리피시 존에 전시된 해파리 중 하나인 '무희나선꼬리' 해파리.
아쿠아플라넷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초대형 메인수조 안에서 펼쳐지는 수중세계다. '딥 블루오션'이라 이름 붙인 일산의 대형수조는 전면이 폭 12m에 높이가 6m(수심)다. 여수보다는 작아도 수도권에서는 가장 크다. 여기에 초대형 가오리와 제브리 샤크 등 30종 1만여 마리의 크고 작은 물고기를 풀어놨다. 가장 큰 어류는 샌드타이거라고 불리는 상어. 아직은 어려 체장이 1.5m에 불과하지만 3년만 지나면 3~4m로 큰다고 한다.
대형 메인수조 '딥 블루오션'. 폭 12m에 수심 6m로 수도권에서는 가장 크다. 대형 가오리 류와 샌드타이거 상어의 유영이 눈길을 끈다.
대형수조 안에선 하루 다섯 번씩 인어공연이 펼쳐진다. 수중싱크로 공연인데 인어모습으로 분장한 두 미녀가 스킨다이빙(인공호흡기를 쓰지 않는 수중유영)으로 번갈아 수중에 내려와 다이버와 함께 아름다운 율동을 선보인다. 모두 국가대표를 지낸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선수로 그들의 유려한 수중연기는 곧 예술이다. 공연이 끝나면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이벤트로 이어진다. 두 명의 스쿠버다이버가 진행한다. 사람 키 크기의 초대형 가오리가 그 큰 입으로 물을 흡입하면서 고등어 조각을 빨아 들여 날카로운 이빨로 조각내 먹는 동작을 잘 관찰할 수 있게 먹이를 준다.
수달 한 쌍도 개방형 수조에서 살고 있다.
펭귄과 비버, 수달의 서식환경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게 설계한 개방형 수조 '오션아레나'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설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처음 선보이는 것은 참물범 수조의 수면 밖 유리터널. 동그랗게 만든 튜브형 유리관은 공기를 모두 뽑아내서 물로 꽉 채워져 있다. 참물범은 수중의 튜브 끝을 통해 수면위로 노출된 이 유리튜브의 꼭대기까지 유영으로 오를 수 있다. 수조 밖에서 보면 마치 참물범이 수면위로 날아오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 수조 옆에는 몸무게가 벌써 100kg을 넘긴 네살 박이 바다코끼리 메리가 살고 있다. 메리는 하루 두 번 관객과 대면한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10일 개장한다. 위치는 일산의 물놀이 및 빙상 테마파크 '원마운트' 바로 옆. 입장료는 어른 2만7000원, 청소년 2만4000원, 어린이 2만2000원(36개월 미만 무료). 쉬는 날은 없으며 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입장은 폐장 한 시간 전까지). 원마운트와 더불어 일산의 새로운 명물 어트랙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www.aquaplanet.co.kr/ilsan 031-960-8500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