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친근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더니 SBS ‘쓰리데이즈’에서는 카리스마 열연이다. 장현성은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속 반전의 매력에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큰 부작용이 없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쓰리데이즈’에선 대통령 저격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선 친구 같은 아버지 장현성
“매일 같은 옷…내겐 교복과도 같아
연기할 땐 스타일리스트가 챙겨줘
‘슈퍼맨’서 아이들 노출 고민 컸죠
집에서는 TV 조차 못보게 하는걸요”
“15년째 입고 있다.”
장현성은 요즘 안방극장에서 극과 극의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에서는 대통령 경호실장이면서 대통령 저격범 한동수를 연기하고 있고,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슈퍼맨)에서는 친구 같은 아버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인기? 나한테도 그런 게 있나. 하하. 만나는 사람도 늘 똑같아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터넷에 나온 기사들을 보고 반응이 ‘조금 다르구나!’ 느끼고 있다.”
장현성은 꾸밀 줄 모르는 사람이다. “배우가 출세를 위해 카메라 욕심을 내는 순간 끝”이라는 평소 소신이나, 6개월 정도 방송한 ‘슈퍼맨’에서 늘 똑같은 옷만 입고 나와 얻은 ‘단벌신사’의 별칭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한결 같다.
“평소 차려입고 다닐 필요가 뭐가 있나. 차려 입고 조금이라도 폼이 나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니까. 하지만 연기할 때는 다르다. 이래봬도 스타일리스트도 있는 사람이다. 하하! 맡은 캐릭터만 멋있으면 되는 거다. ‘슈퍼맨’ 촬영 때 집안에 설치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목욕하고 볼일을 봤더니 스태프들이 기겁을 하더라. 하하!”
“실생활을 보여주는 거니까 있는 그대로 편하게 했다. 한달 정도 지난 후에 제작진이 ‘제발 다른 옷 좀 입으면 안 되겠느냐’고 하더라. 물론 땀이 나거나 더러우면 갈아입는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사계절용이다. 여름이면 반팔 티셔츠 하나만 입으면 되고, 가을이 되면 그 위에 남방을 걸치면 되고, 또 겨울이 오면 그 위에 패딩 조끼만 입으면 되니 얼마나 편한가.”
그런 그도 출연을 결심하기 전까지는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이 노출된다는 게 걱정이 컸다. 가령 방송에 나왔다고 다른 아이들에게 으스대거나, 아니면 반대로 다른 아이들이 경계하고 힘들게 하는 등 부작용이 클 거라고 판단했다. 좋은 점도 있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어떤 아빠가 2박3일 동안 아이들과 뒹굴며 놀 수 있겠나.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끌렸다.”
연기에도 조금은 방해가 될 것을 우려했다. 시청자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속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함이 섞인 걱정이기도 했다.
정작 두 아이들은 아빠의 모습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집에서 TV를 잘 켜지 않기도 하거니와 아이들이 TV를 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주위에서 ‘너희 아빠가 배우지?’라고 해서 아는 거지, 그 전까지는 몰랐다. 특히 제가 나오는 것 절대 못 보게 한다. 예능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TV 속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의식할까봐 못 보게 한다.”
요즘 장현성은 ‘추운 겨울, 집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처럼 “행복하다”고 했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 훈육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나도 아버지로서 또 배우로서 성장하는 것 같다. 으리으리하고 큰 집에 살고 있지 않아도 저를 바라보는 가족들 덕분에 힘이 난다. 다행히 하고 싶은 작품은 꼭 못 하더라도, 싫은 작품을 하지는 않는다. 제 연기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각별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 @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