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항조. 사진제공|JJ ENT
■ 흥행부르는 마법 ‘OST의 힘’|OST로 울고 웃는 스타들
잘 만든 OST는 작품만 돋보이게 하지 않는다. 곡 자체가 가진 매력이 작품과 만나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뒤늦게 히트곡 대열에 오르기도 한다. 또 노래를 부른 가수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기도 한다.
● ‘보고싶다’·‘타타타’ 등 새 생명 얻은 노래들
1999년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한 김범수는 2002년 3집 ‘보고싶다’ 발표 당시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운 가수였다. 하지만 ‘보고싶다’가 2003년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삽입되고,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와 가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사랑을 받았다.
김국환의 ‘타타타’와 강진의 ‘땡벌’도 새 생명을 얻은 경우다. 1991년 김국환의 1집 ‘타타타’는 같은 해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주인공 김혜자의 애창곡으로 등장하면서 히트곡 반열에 올랐다. 1992년 한국방송대상 가요상, 서울가요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진의 ‘땡벌’ 역시 2006년 영화 ‘비열한 거리’와 KBS 2TV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조인성과 이승기가 각각 열창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뒤늦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어린 신부’에서 문근영이 부른 이지연의 ‘난 사랑을 아직 몰라’, ‘광복절특사’에서 송윤아가 부른 ‘분홍립스틱’, ‘가문의 영광’에서 김정은이 열창한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 ‘건축학개론’에 삽입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피아노 반주와 함께 부른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등도 작품의 인기와 함께 다시 한 번 각광 받았다.
● OST로 ‘쨍하고 해뜰 날’ 맞은 가수
가수 조항조는 2월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OST에 참여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수록곡 ‘사랑찾아 인생찾아’를 부른 그는 방영 기간 아이돌 그룹들과 벌인 경쟁에서도 당당히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수상한 그녀’·‘드림하이’ OST 표절 논란
인기 OST가 가수의 인지도와 수익 측면에서 늘 상승곡선만 그린 것은 아니었다. 가끔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85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수상한 그녀’는 삽입곡 ‘한 번 더’가 밴드 페퍼톤스의 ‘레디, 겟 셋, 고!(Ready, Get Set, Go!)’의 도입부를 비롯해 전반적인 코드 진행 및 구성이 유사하다고 지적됐다. 하지만 ‘수상한 그녀’ 음악감독이 명백한 창작곡임을 주장하고 있어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