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음 섞인 창법이 매력적인 린은 한때 자신의 콧소리가 싫어 녹음실에 노래하며 울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나를 알아주는 목소리라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제공|뮤직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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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앨범 8집 ‘그랑블루’ 발표한 가수 린
난 서서히 대중에 다가가는 스타일
10대 취향 가요계 속 정규앨범 8장 뿌듯
‘해품달’ ‘별그대’ OST 히트도 한몫 했죠
소문난 요리실력에 수준급 꽃꽂이도…
나의 정체가 뭐냐고요?
멋있는 린! 항상 좋은 노래를 꿈꾸는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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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 6일 8집 ‘그랑블루’를 발표했다. 앞서 수록곡 ‘유리심장’과 ‘이 노래 좋아요’를 작년 4월과 8월에 먼저 냈던 린은 타이틀곡 ‘보고 싶어...운다’를 비롯해 4곡의 신곡을 함께 담아 1년에 걸친 8집 시리즈의 완성본을 내놓게 됐다. 유행이 빠르고, 10대 취향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우리 가요계에서 린의 롱런은 눈에 띈다.
“8집을 1년에 걸쳐 세 번 나눠 내면서 ‘8’이란 숫자를 충분히 곱씹어봤다. 정규앨범을 8장 냈다는 게 보통일 아니라는 생각에 자부심도 생겼다. 내가 톱가수는 아니어도 이렇게 오랜 시간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린은 자신이 한결 같은 음악으로 오랫동안 노래할 수 있는 힘을 “편안함 아니겠느냐”고 했다.
“난 서서히 대중에 다가간 스타일이다. 평범한 외모에 노래도 ‘따라 부르고 싶은 정도’이지, 우러러 보일 만큼 절창을 뽐내는 톱스타의 인상이 아니어서 오래간 듯하다. 편하게 대중에 스며든 것이 지금까지 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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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됐다고 해서 꿈을 이뤄버린 게 아니다. 꿈은 평생 가꿔가는 것이다. 이제는 어떻게 음악인생을 잘 마무리할 것인가, 잘 늙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린은 얼마 전 데뷔 초의 한 인터뷰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됐다고 한다. 거기엔 “현명한 아내, 좋은 엄마가 최종 목표라고 돼 있었다”며 “신인들을 발굴·육성하는 콘텐츠 마케팅 등의 뮤직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더 생겼다”고 소개했다.
린은 숨은 재주가 많다. 자신의 앨범제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면 대개 받아들여질 만큼 ‘아이디어 뱅크’다. CD가 팔리지 않는 환경에서 “앨범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VVIP들”이라며 “최고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기분으로” 자신이 직접 쓴 손글씨(칼리그래피)와 일러스트를 재킷에 담고, 가사를 쓰고 의상 디자인에도 참여하는 등 제작 전반에 주체적으로 참여했다.
연예계에서 이미 알아주는 요리실력을 가진 린은 꽃꽂이에도 재주가 많아, 작년 스윗소로우 성진환과 가수 오지은의 결혼식에 부케와 부토니에를 만들어 선물했다. 주위에선 그를 두고 “가수 안 해도 먹고 살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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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